2008년 06월 01일
가족의 굴레
시위를 나가는 제 친구들이나 지인들 중엔, 상당수가 자취를 하거나 독립을 한 경우입니다.
아닌 경우엔 대부분이 심야가 되기 전에 저처럼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소고기 수입이나...대운하 이 모든 사태가 벌어질 때, 집의 가족들에게 이러저런 얘기를 시작했지만
다들 제대로 듣지도 않았습니다.(가부장적인 집에서 막내라서 굉장히 발언권이 약합니다, 이 나이가 되서도요)
안그래도 많이 보수적인 부모님이신데다가, 그 가르침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별다른 비판의식없이 부모님의 생각을 이어받은 누나나 형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별 얘기도 안 합니다. 관심도 없고요.
어제 낮부터 밤까지 있다가 집에들어와서 새벽까지 방송을 보다가 낮에 일어나서 기사를 보니,
이젠 폭력사태까지 벌어졌더라구요... 정말 나이트메어 같습니다. 잠들면 안되는 거 같아요.
잠든 사이에 끔찍한 폭력들이 계속 벌어집니다. 아침이 되면 아무도 모르고 부상자만 있고요.
부모님은 외출하셨기에, 누나에게 이런 뉴스를 넌지시 얘기했지만 그다지 신경쓰지도 않습니다.
저는 가족이라서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저런 생각을 가진 분들을 이해는 했었습니다.
왜곡된 보도를 한다곤 하지만, 날마다 신문을 읽고, 또 TV로 뉴스를 시청하는 사람들이니, 적어도 시사나 사회문제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고
다만, 언론의 탓이지, 그 언론을 챙겨보고 믿는 사람들은 어쨌든, 그렇게 반응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이해는 갔었거든요.
제가 참여했던 평화시위들은 항상 제가 집에 오거나 잠든 사이엔 끔찍한 일들이 되고,
오늘은 가장 심했습니다. 아니, 하루하루 갈 수록 더 끔찍해지고요.
이제는 공영파도 조금씩 진실에 가까운 얘기를 꺼내기도하고요. 하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잘 모릅니다.(일요일이니 다들 외출했습니다)
상황은 저런데 저 혼자 다른 생각을 가진 거 같아서,괴롭습니다. 차라리 혼자 독립해서 살면 이렇진 않았겠죠. 부모님과 같이 사는 한, 적어도 저희 집 분위기 상, 시위참여를 한 것을 말하는 것은 쿠데타 수준의 일입니다.
시위의 정당성마저 알리기가 힘든데, 가족들을 설득 하는 게 가능할까요?
제가 그런 얘길하면 인상부터 씁니다;;;
가족들이 시위를 참여해주기 까진 바라지 않지만, 적어도 이번 시위의 진실과
저라도 마음껏 시위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시위를 몇 번 나가진 않았지만, 매번 일정시간이 되면 집으로 돌아와야 하거나,
다녀와서 지나가다가 얼핏 본 거처럼 얘기해주기도 이젠 지치네요.
어제도 조카 우유나 사러 동네 수퍼가 문닫기전 시간까지 와야했던게 너무 답답합니다.
자취하는 학교 동생은 같이 있다가 들어왔지만, 방송보고 바로 다시 뛰어나가던데
전 거실에 계신 부모님 들을까 방송소리마저 제대로 크게 못 듣는 상황이었으니깐요;
차라리 저희 형처럼 평소에 집에 잘 안 들어오거나 늦게 오는 캐릭터로 인식되있으면 좋을 텐데,
항상 집에 박혀있는 이미지로 인식되다 보니, 심야에 나가는 거 자체가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네요;
이번 시위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부모님이나 가족을 두신 분들은 어떻게 집에서 하시나요?
위에 썼듯이 그 분들을 이해는 합니다. 매번 뉴스와 신문들에선
'불법' 시위를 하는 그들이 길거리를 점령한 체 공권력에 대항하는 내용이었으니까요.
그것도 아주 '소규모'로요.
언론이 제대로 말을 해줄 때 까진 계속 집엔 말은 안 하고, 살며시 갔다가 돌아와야하는 걸까요;;
어제 시위장서 우연히 만난 학교 동생이 밤새 그 곳에 있다가 돌아와서 저에게 오늘도 같이 가자고
하는 데, 가기는 가되, 또 저만 돌아오면, 일이 커질까 두렵습니다;
# by | 2008/06/01 14:27 | 비공개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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