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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효과?!?

요새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동네 병원을 열흘 넘게 다녀도 차도가 전혀 없길래 예전에 수술도 받고 신세진 병원에
찾아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타왔지요.


그런데 집에와서 저녁 무렵에 핸드폰을 보니

' XXX님 수납을 안하셨습니다. 돈 얼릉 내세요' (실제는 이렇게 쓰여있진 않죠^^:)

라고 문자가 와있길래, 소심한 저는 순간적으로 이미 돈은 안 낸걸로 기정사실화 해버리고,

'돈 내러 거기까지 다시 가야하나?'
'온라인으로 돈 보내주면 안되려나?'

뭐 이런 생각들로 어떻게든 동선을 최소화 시키려는 몸부림을 치다가 생각해보니
전 분명히 돈을 냈던 겁니다;;;;(영수증도 바로 옆에 굴러다니고 있구요!)


갑자기 용기가 가슴에서 샘솟더니, 당당하게 저에게 문자를 보낸 그 건방진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받기만 해봐라. 돈냈다고 당당하게 말해야지, 난 영수증도 있단말야' 라고 생각하며 전화를 걸자

'안녕하세요 XX병원입니다' 라는 여성의 목소리가 나오길래, 말을 건내자  바로

1번 수술환자 2번 무슨 환자 3번 어쩌구 환자.....ARS 로 넘어가더군요.



그래서 다시 ARS 번호를 누른 후 아무리 기다려도 상담원이 받질 않길래. 어차피 돈도냈고 영수증도 있고 잘못도 없는데, 지들이 알아서 하겠지란 생각에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러고 핸드폰의 액정화면을 보니, 자꾸 돈내라는 문자 메세지가 저를 짜증나게 하더라구요.
결국 다시 전화를 걸어서 인내심을 가지고 상담원에게 연결을 기다렸고 성공했습니다.

'저 돈 냈어요. 영수증도 있구요. 약도 처방전 받아서 약국서 샀어요 블라블라'  라고 말하자
상담원은 갑자기 발뺌을 시작하더니 급기야 진료하는 곳은 저녁이라 문을 닫아서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저보고 병원에 언제 다시오시냐고 친절히 물으시더군요. 하지만 병원에 갈 일이 없기에, 없다고 하자, 그럼 다음에 병원 오실때 까지 영수증을  ' 잘 간직하고 있다가 ' 주면서 설명하라더군요.

근데, 제가 그 병원을 6년만에 간건데.... 다음에 갈 때가 6년이 될지 12년이 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 -;;;

그래서, 그 상담원보고, 제가 이거 언제 분실할지도 모르고, 제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제가 간직하고 있어야 되냐고 물었더니, 그럼 내일 아침에 전화하라고 하더라구요.

저녁이 되자 몸은  더 안 좋아졌는데, 우선 동네병원약이 남아있어서 그거 부터 다 먹고 오늘 지어온 약은 내일부터 먹자라는 생각으로 잠이 들었습니다.

잠이 깨자 아침에 몸이 너무 안 좋더군요. 그래서 '식욕은 없지만 약을 먹기 위해서' 빈속을 채우려고, 어제 이럴 때를 대비해서 사다둔 와퍼를 뎁혀먹고 새 약을 먹었습니다.

효과 너무 좋더라구요. 바로 통증도 멈추고, 알러지 증상도 사라지고, 와 행복해~라고 생각하면서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곧 제가 전화를 걸기 전에 알아서 병원에서 거시더군요.
위에 설명한 대사를 그대로 반복했습니다


'저 돈 냈구요, 영수증있구요, 처방전도 있구요 블라블라블라'라고 하자
간호사분이 당황하시면서 일일히 확인을 하시더군요.

결론만 말하자면, 제가 제 앞 환자 처방전을 받고 그 환자 돈을 내고 왔던 겁니다 - -;
서로 잘잘못을 가리려는데, 제가 볼땐 누가 실수 한지 모르겠어요. 저도 수납하시는 분께 이름이랑 확인 다 하고 했는데;;;

진료보신 선생님도 같고, 약 투여날짜도 같고, 이름도 비슷하고 = =;;; 뭐 저나  그쪽이나 둘 중 하나는 실수를 했겠죠.


간호사분이 저한테 죄송하다면서, 그 약 처방은 다른 부위라고 하시면서, 일일히 확인을 하시더라구요. 약도 집으로 퀵으로 보내주겠다고 하시고요

그런데 효과 엄청 좋던데 말이죠....
먹자말자 몸이 엄청 편해졌는 걸요. 플라시보 효과라고 하기엔, 넘 좋아졌단 말이죠. 약 폐기처리하라고 하시던데...아껴두고 싶을 정도로요.


웃긴건, 이름이 발음은 비슷해도 전혀 다른데, 수납하는 곳에서도, 저도, 그리고 친절하게 항생제도 없으니 보험처리도 안된다고 설명해주시던 약국의 약사님도... 아무도 이름 확인을 안했다는 거죠.

약봉투랑 영수증이랑 보니...버젓히 다른 이름이 쓰여있는데도 말이죠.


P.S: 1.플라시보효과라고 하기엔, 약 성분을 보니 진통제랑 항히스타민제가 있는 거 같기도 하네요;

   2.  예전에 결핵 앓을 때도, 엄청 큰 약국에서 완전히 약을 엉터리로 준 적이 있었는데, 다행이 제가 약국을 여러군데 다닌 경험 탓에 분량이 엉망인걸 알아채고 알아서 줄여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3. 지금 문자가 또 왔네요--;; 퀵으로 보내준다더니, 내일 온다는 걸 보니 택배군요;;
  오늘 밤도 왠지 저 정체불명의 약을 먹어야 할 거 같네요...

by 이사무 | 2009/06/10 11:41 | 이사무 굴욕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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